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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당시 모든 여성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마담 프랑세즈 에드몽 폴리냑 공작부인에게 헌정된 곡으로 그녀의 집에서 여러 번 연주되었고 합니다.
이 곡은 스페인 궁전에서 왕녀가 파반느 춤을 추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원래는 피아노곡이었지만 지금은 오케스트라로 편곡이 되어 연주되곤 합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절제미라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하고 기교적인 디테일보다는 함축되고 심플한 선율이 특징입니다.
이 곡은 라벨의 초기 피아노 명곡으로 손꼽히고 우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곡을 만든 라벨은 뭔가 허전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너무 간결하고 단순한 멜로디가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 프랑스의 작곡가 샤브리에의 영향을 받았다는게 항상 불만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는 멜로디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차적인 선율 대신 오케스트라의 풍성하고 입체적인 선율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여기에 다양한 악기로 음향까지 변화를 시도했고 특히 관악기와 하프가 하모니는 환상적입니다.
***파반느(Pavane)***
'파반느'는 16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서부 유럽으로 빠르게 퍼진 춤곡인데 질서정연하게 열을 맞추어 추는 춤입니다.
그 춤의 음악이 바로 '파반느'입니다.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파반느'는 다소 무거운 느낌의 춤이었는데 그래서 장중하면서 묘한 슬픔이 느껴지는 장르입니다.
'파반느'는 왕실에서 추던 춤으로 절제된 행동과 엄숙함을 요구하는 춤이었습니다.
왕실이나 귀족사회에 행사가 있을 때는 파반느를 췄고 여성들은 눈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춤을 추는 게 관례였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은 망토를, 여자들은 화려한 옷을 과시하기도 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6세기 말에 춤은 사라졌지만 바로크 시대에 와서 무곡은 다시 부활해 그 명맥을 이어갑니다.
'파반느'는 이탈리아의 파도반노(Padovano)에서 왔다는 설과 스페인의 파본(pavón)에서 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실제 '파반느'는 스페인에서 즐기는 춤이었지만 시작은 이탈리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강력합니다.
'파반느'는 스페인의 황실에서 즐겨 추었던 점을 감안해 라벨은 스페인 공주가 '파반느'를 즐기는 것에 포인트를 맞추어 제목도 그렇게 선택합니다.
라벨이 곡의 제목을 선택한 분명한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특정한 인물을 연상한 곡이 아닌 스페인의 감성과 특징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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